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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위 법안심사소위로 넘어간 ‘김정재 법안’
  • 작성일  2023.07.10
  • 조회수  908

 

위수탁제·표준운임제 이견 첨예...한치 앞도 안보인다

 

위수탁제 폐지 심사에 위헌 논의가세할 듯

표준운임제는 이해관계자들 모두 의견 달라

11월 전후 심의 가능성...결과는 예측 불허

 

 

화물운수사업 지입제(위수탁제)의 퇴출을 골자로 하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 법률안(국민의힘 김정재 의원 대표발의·이하 김정재법)이 발의된 지 4개월 만에 국회 상임위에 상정돼 지난달 29일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됐다.

 

국토교통부가 화물차주에게 영업용 화물차 번호판을 빌려주고 지입료를 수취하는 운송사(지입 전문업체)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한 정상화 방안을 지난 2월 발표했고, 이를 김정재 의원이 의원입법으로 발의한 이면에는 화물연대와의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수탁제는 차주가 주인인 화물차량을 운송사 소유로 등록하고, 지입 업체(운송사)로부터 번호판을 받아 그 대가로 지입료와 도장값 등을 내는 구조인 데다, 운송사로부터 차량 명의를 이전할 때에도 운송사에 이전비용을 내야 하기 때문에 차주들의 이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번에 국회 교통법안심사소위에 넘겨진 김정재 법안에는 위수탁제 개선과 함께 지난해를 끝으로 일몰된 안전운임제 대신 화주와 운송사간 운임을 강제하지 않는 표준운임제를 도입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러다 보니 가뜩이나 운송사와 차주간 첨예한 이견으로 논의(심사) 자체가 쉽지 않은 위수탁제 문제에다 화주와 주선업계도 포함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운임제도까지 한꺼번에 논의해야 하기에 심사의 향방을 미리 예상하기란 불가능한 일이 되어 버렸다.

 

운송사들은 국토교통부의 화물운송사업 정상화 방안발표와 김정재법안 발의가 잇따라 이뤄지는 동안 극렬히 반발해왔다. 정부가 정한 화물운수사업의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국가 물류운송 분야를 이끌어 온 역할에 대한 평가는 고사하고, 정부가 업계 일각에서 벌어졌던 불법행위를 근거로 개인 자산인 화물운송사업권을 회수해가면서까지 위수탁제를 철폐하겠다고 나선 것은 정부 스스로 철저히 정책의 자기부정의 늪에 빠진 것이며 나아가 위헌적 내용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위헌논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국회에서의 심사 과정에는 법안의 위헌 여부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에 운송업계는 여야 국회의원을 가리지 않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화물운수사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목표로 사안의 진위와 화물운송시장의 현실을 알리기에 열중해왔으며, 법안 발의의 빌미가 된 업계 내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통렬한 자정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실제 운송사들의 대표기관인 화물연합회는 그동안 법안의 위헌성과 부당성을 지적하는 외부 의견들을 수집, 국회에서의 논의 과정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를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업계가 법안의 향배에 대해 전혀 안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법안이 정부여당의 주도로 작금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기존 시장 질서를 중시해온 정부와 여당이 이번에는 결과적으로 화물연대의 위수탁제 철폐 요구에 화답해 법안을 내놨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지난해 안전운임제 폐지를 놓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화물연대의 입장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안마다 정부와 큰 이견을 보여왔던 전례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현재의 지입제-운임제 국면에서는 화물연대의 또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위수탁제 철폐 등 김정재법안에 대해서는 외견상 서둘러 입법화를 주문하고 있으나 표준운임제는 정부안에 화주 처벌 규정의 포함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와 업계 어느 쪽과도 뜻을 같이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화물연대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위수탁제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와 여당의 입장에 동의해 현 집행부의 성과로 남기려 한다는 견해가 있다. 오는 12월로 예정된 화물연대 차기 집행부 선거를 의식한 선택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운임제와 관련해서는, 운송사 등에 대한 의무 이행 규정을 둔 반면 화주에 대해서는 아무 처벌 규정이 없어 운송사 등의 반발을 초래한 정부의 표준운임제 법안에 화주 처벌 규정 설치를 요구하고 있으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같은 요구는 사실상의 종전 안전운임제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것이기에 수용 가능성은 다소 회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화물연대는, 위수탁제 문제의 경우 운송업계의 반발 등으로 처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국회가 화주 처벌 규정을 담은 표준운임제를 우선 처리해야 한다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하고자 하는 의견과, 화물업계 전체의 문제가 걸린 위수탁제 폐지에 우선해야 한다는 일선 차주들의 의견도 있어 이를 여하히 조직 전체의 의견으로 담아낼 것인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법안 심사 일정은 아직 잡혀있지 않지만, 대체로 가을 국회 내지는 11월 국회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즈음 논의가 시작돼 12월 국회까지 이어지다 결론이 안나면 내년 2월 임시국회까지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교통신문 2023-07-03